2007년 12월 19일 수요일

사표는 두렵지 않아.

다만, 외압이 불쾌할 뿐이야.

내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혹은 내가 절대 반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다고 해도.
나는 내 길을 가면 그만이야.
사표가 되니까 누군가를 강요하는 행위는 사양할거야.
내 정치적 의사를 밝히는 데, 그 표의 행방, 결과가 무슨 소용이지?
한 표, 한 표가 모여서 물결을 만드는 거라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가끔 잊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스타벅스에 들어가던 자신을 추스려야 할 때.
가끔 몸이 원한다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육식을 허용했던 자신을 추스려야 할 때.

무엇이 정치적으로 올바른지 생각해 보라고!

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조심해.


늘 담대히 살아가고 싶었지만.
요즘은 너무 많이 힘들어서.
그래서 쉽사리 마음이 다치거나, 좌절하고 있어서.
이제는 조심해야할 때.

조그만 마음으로 살아야 할 때.

2007년 11월 13일 화요일

베트남 커피가 마시고 싶다...


바르셀로나-니스-파리로의 강행군(...) 휴가 후 아무렇지도 않게 회사로 돌아오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나간다는 사람과 정치적인 이유로 말리는 사람. 그 관계와 엄청나게 많은 일에 좀 머리가 아프니까. 정말은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쩝.

이럴 땐, 집에 앉아서, 혹은 따끈따끈한 베트남의 카페에 앉아서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좋은데 말야. 잔 아래에 연유를 채워넣고, 전용 드리퍼로 커피 우려내고... 잘 저어서 얼음위에 끼얹어 마시면! 캬아~

베트남에서 마셔보고 반해버려서 커피도 사고, 베트남 커피용 드리퍼도 샀다. 그리고 달달한 맛을 위해 연유도 샀다. 근데 귀찮아서 잘 안해먹는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집에선 잠만 잔다는 사실이다.;) 마신 곳은 하롱베이의 어떤 카페였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가 아니라, 영어로 쓰여 있어서 독특한 베트남의 글자를 내가 읽지 못한다는거다. 흥. 제법 한적하게 있어서(사실 한적할 수 밖에 없었던게, 베트남에 8월에 갔었고, 그 때는 무지 더운 시기라 나름 비수기란다. -_-;) 뜨거운 햇살을 살짝 피해 해안 구경하기에 좋아서 그냥 무작정 들어갔었다. 가이드는 가능한 자신이 안내한 곳이 아니면 가지 않기를 바랬다만, 그렇다고 그런 말을 들을 나는 아니지. 꽤 이쁜 여자들이 아주 관능적인 아오자이를 입고 서빙하는 곳이었고, 제법 세련된 가게 분위기에 취해서...

베트남에 있을 때는 '내가 왜 한국의 더위를 피해 더 덥고 습한 곳으로 왔을꼬!'하고 탄식을 했는데, 이제 여기가 쌀쌀해지다보니 베트남도 쫌 그립다. 여름엔 가고 싶지 않지만 말야.

아무리 생각해도 열기가 넘치는 곳. 낯설고 낯설었지만, 지금처럼 회사일로 머리가 복잡할 땐 낯설음도 좋지. 기분도 좋아지고, 홍야홍야~ 행복할 수도 있고 말야. 그래도 어제 돌아왔으니까. 지금은 조용이 입다물고 조용히 일해야지. 흐으.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호타루의 빛(ホタルノヒカリ)』

요사이 시간이 별로 없어서, (진심으로. 잠이 매일 부족해서 쓰러질 것만 같은 상황. 회사 후배 말로는, 영혼의 2/3를 침대에 두고 온 사람같단다. -_-;;;) 드라마고 뭐고 전혀 신경을 안썼더랬지. 『위기의 주부들』 Season 3도 1화 보고 내팽겨쳤고, KAT-TUN 아가들이 나오는 드라마도 '보고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거야. 흥. 대략 이런 상황에서 하도 사람들이 『호타루의 빛』 이야기를 하길래 궁금해서 봤다.

오홋! 이거, 완전 대박이 아닌가?! 저리 이쁜 아야세 하루카가 망가지다닛! 하지만 츄리닝 차림에 상투 머리로 망가진 상태로 사랑을 사랑하는 모습도, 다카노 부장과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그저 귀엽기만 하더라. 조금은 아련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말이지.

왜, 어렸을 때 한 번 정도는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사랑에 빠진 자신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것이 아니다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는데, 그저 사랑에 빠진 그 상태가 좋은 상태. 막상 사랑이 이루어지면 실망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속에서 힘들어하는. 그런 모습의 호타루를 보면서 아련한 기분이 들더라.

반면 다카노 부장을 보면서는 전하지 못하는 마음의 안타까움이랄까? 그럴때가 있지 않은가? 미묘하게 감정의 교감 시기가 어긋나서 전하지 못하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애달픔이랄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상대의 행복을 빌어줘야하는. 뭐, 대략 그런 감정때문에 마음이 짜잔하더라.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다른 여자가 생기면 여기서 나가줘야겠어'라고 말하는 센스에 탄복하기도 했지.

사실 처음부터 결말이 예견되긴 하지만, 그래도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잠을 줄여가며 봤다. 헥헥. 그래서 덕분에 상근 인생이 더 힘들어지긴 했다만. 재미있었다. 으하핫! 나오는 캐릭터들 모두가 귀여워!

꼬리.
게다가 이 드라마가 즐거웠던 또 하나의 이유. 신지님이 나오신다! 게다가 무려 재미있는 드라마에! (사실 최근에 신지군 나오는 드라마는 사실 쫌 재미가 없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억지로 보다가 포기하곤 했는데, 이 드라마는 다음이 기대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흐엉엉!)

꼬리2.
카토 카즈키군은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으음. 뭐랄까? 잘 생긴 것도,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뭐랄까? 카즈키군은 너무 사이버틱하게 나오잖아? 보통은.) 근데 적당한 모범생 분위기에 멍~ 해 보이는 것이 꽤 맘에 들었지. 그리고 미묘하게 빈틈이 없는,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도 약점을 알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캐릭터가 왠지 안스럽기도 해서. 두근!

꼬리3.
지금와서 마음에 폭풍을 가져오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솔직히 그냥 편안히 곁에 있어서, 가끔은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편안한 사람이 좋다. 이제 폭풍우 치는 그런 마음을 감당할 자신도 없지. ...점점 건어물녀 같아지는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도 안감도 남자친구를 맞이하고, 잠옷은 무릎이 툭! 튀어나와져 있고. 흑~

2007년 10월 31일 수요일

EYE-PROJECT BY KDDI

늘 그렇듯, 이동통신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예전에 처음 맡았을 때는, '오홋!' 싶어서 여러 나라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새로나온 정보들을 체크하고, 확인하고, 꽤 그랬던 것 같은데. 최근엔 어느 순간 관성에 젖어버렸던 것 같다. 뭐, 굳이 체크하지 않아도 대체로 '안다'고 믿어버렸다랄까?

오늘은 일본의 'au by KDDI'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찾다가, 완전 근사한 것을 발견했다. LOMO 사용자라면 대체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을 LOMO Wall같은 느낌의 페이지가 있더라.



이름하여. EYE-PROJECT BY KDDI.

등록한 사용자가 주제에 맞게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릴 수 있다. 업로드된 동영상 및 사진은 빙글빙글 돌아가도록 재가공되어 LOMO Wall을 보는 느낌을 준다. 각 사진을 클릭하면 자세한 사진도 볼 수 있다. 빙글빙글 플래시 파일로 돌아가는 화면을 보고 있어도 즐겁지만, 사진을 하나씩 클릭해서 보는 것도 즐겁다. 아주 소소한 내용들이 꽉 차있다. 혀를 내밀고 있는 사람도,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사람도. 모두들 소소한 일상을 담아서 그것만으로도 아주 재미있다.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랄까?

홈페이지 디자인부터, Concept, 짜여진 내용까지, 뭐 하나 버릴 것이 없어서 좀 놀랐다. 어쩜 저리도 깜찍한 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까? 가끔 저런 디자인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얼마나 틀에 박혀 있는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다. 저런 페이지를 우리도 만들었으면 좋겠지만... 요즘은 영혼이 빠져나가버린 시기라, 의욕이 없다. 아니, 그 이전에 먹히기나 할까? 이런 거 설명해도? 하고싶긴 한데 말이지.

2007년 10월 16일 화요일

음악이 있는 서울역 나들이 "Jazz Concert"


(그림이 잘 안보이시는 분은 뮤직 잇셀프를 클릭하셔서 팝업창을 확인해주세요.)

예약제 공연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연락처와 이름을 함께 살짝 비밀글로 남겨주시면 예약해드립니다.

그, 그런데 과연 있을까요? 흑흑.
혹 관심 있으신 분은 덧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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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닐 때, 어쩔 수 없이 올렸었는데. 피식.

이제는 저런 것도 추억이 된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웃을 수 있다.

2007년 9월 23일 일요일

『캐비닛』

"현대인은 아무도 깊이 잠을 자지 못해요. 전기가 발명되고 매머드 도시가 등장한 이후로 현대의 밤은 일종의 교란 상태에 빠져 있죠. 게다가 자본주의가 선물한 최고의 유산은 불안이에요. 보험, 증권, 부동산, 주식...... 현대 경제는 불안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알다시피 불안은 숙면의 최고의 적이에요. 그리고 불면은 다시 불안을 만드는 악순환이 진행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내적으로 외적으로 늘 불안한 겁니다. 반대로 원시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영적인 존재였죠. 해가 떠 있는 시간은 일하는 시간이었고 해가 지고 나서는 꿈을 꾸고 쉬는 시간이었어요. 그러니까 신의 섭리에 따르면 삶의 반은 일하고 나머지 반은 꿈을 꾸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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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완전하고, 행복하다고. 그러니까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어간다. 불안은 계속되고... 나는 어디로 가는거지?

2007년 9월 7일 금요일

야채 새우 두반장 볶음.

얼마전 연일 계속된 야근에 지쳐 느즈막히 집에 들어가서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었는데, 냉장고를 보니 텅텅 비어있는거지. 사실 엄밀히 말하면 텅텅 비었다기 보단, 제수 음식이라 건드리기가 힘들었어. 그래서 살짝 고민을 했지. 선택지는 사실 아주 간단하잖아. ① 먹지 않는다 ② 포기한다 ③ 제수 음식 건드리고 다음날 크게 혼난다 ④ 밖으로 나가서 어디선가 해결한다 ⑤ 이상한 물체 X를 만들어 대충 먹는다. 선택지는 언제나 그래. 결국 먹는거야. 내 인생은. 근데 귀찮거나 남에게 뭔가 이야기를 듣는 건 또 싫거든. 그래서 결국 '이상한 물체 X'를 만들어버렸어.

냉동실에 짱박혀 있는 4가지 야채와 새우를 꺼내어 대충 해동을 했고, 그 다음 후라이팬에 올렸지. 냉장고에 남아 있는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두반장을 3스푼 넣고, 시럽을 넣어주고 그냥 볶았어. 따끈따끈한 야채 새우 두반장 볶음이 되도록 말이지. 그랬더니, 의외로 맛있더라고. 맥주랑 같이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고, 반찬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뭐, 그래서 흡족했다고. 단지 그것뿐이야.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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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남자친구네 모임의 식사 자리를 생각하고 제안하곤 하는데, 이번엔 도저히 생각이 안나는거야. 뭘 먹으러 간 적이 없으니까. 주말에도 출근하는 인생에서, 밥도 회사에서 시켜먹는데, 어떻게 해! 그러니까, 아무 생각이 안나는거지. 그래서 예전에 갔던 곳에 가기로 했는데, 아주 조금 서글펐어. 이런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비참한걸까? 그렇지 않아? 피식. 뭐,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으쓱. 돈에 노동력이 아닌, 노동을 팔고 있는 시대인걸.

꽤 괜찮았던 Promotion Idea

Brand Slogan을 생각하느라,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머릿속을 스치는 꽤 괜찮았던 프로모션 아이디어.

사실 종이 같은 것으로 나눠주면 아예 안 받거나, 스윽~ 보고 버리기 쉽상이지만, 바나나면 안받을 순 없잖아! 게다가 먹는 장사라면, 식감 있는 바나나를 이용하여 홍보하면 더더욱 효과적일 것이고! 크크.

평상시, 절대 길거리에서 광고물을 받아들지는 않지만, 왠지 휴지나 화장품 샘플은 받아들게 된다는 말씀. -_-; 아아~ 바나나 먹고싶다. 아, 바나나가 먹고 싶어서 한 포스팅은 아냐! 안 믿겠지만.;

2007년 9월 6일 목요일

HUIS TEN BOSCH에서 본 물건들.




방긋방긋 웃는 燒酒와 같이.

HUIS TEN BOSCH는 너무 동화같았지만. 그곳은 너무 공허한 동화. 아무 것도 없는, 중심이 공허한 동화. 그래서 난 그곳이 좋았었어.

晩白柚(Ban Pei Yu)의 추억

올해 초였던가? 역시 일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훌쩍 떠난 후쿠오카행. 가기 전 날까지 날짜를 변경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즐거운 일은 가득 있었던 후쿠오카.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로 이동해서 구마모토 성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샀던 Ban Pei Yu는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그런 느낌? 하하하.


구마모토에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길에 보여서 덥썩 집에 버린 Ban Pei Yu. 크기가 정말 엄청나다. 맛도 궁금하고. 그래서 1,600엔이라는 가격과 약간의 무게에도 불구, 아주 약간의 망설임 끝에 구입.
해체, 개시. 헉헉헉. 내가 한 것은 아니지만, 조그만 오렌지칼로 저 거대한 녀석을 해체하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저기까지 까는데도 꽤 긴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근데, 도대체 언제 먹지?;
다 까고 나니까... 껍질이 과육보다 더 많다. 털썩! 소, 속았어! 원근법도 어느정도 작용하긴 하지만, 저 뒤의 작은 과일 대비, 껍질은 너무 많았다. 살짝 눈물이 나더군.
껍질의 무덤. 삼가 명복을.;
자그만(...)한 과육. 그래, 이제부터 요걸 먹게된단 말이지?! 두근두근!
겉의 껍질까지 다 깠다. 두근두근~ 시식! 뿅!

앗! 앗! 맛있어! 맛있어! 끈적거림없이 적당한 신미와 단 맛이 조화되었잖아! 꺅꺅! 정말 맛나다! 목이 말랐었는데, Ban Pei Yu를 집어 먹다보니, 어느덧 갈증이 해결! 요런 깜찍한 녀석을 보았나!

하지만, 생각보다 양이 너무 많아서 다음날 남은 것을 싸들고 하우스텐보스로 가는 기차에 올랐더랬지. 기차에서도 이 녀석은 대활약을 해주었어. 도시락을 먹고 텁텁한 입을 개운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목마름까지도 해결해주었거든.

고마워, Ban Pei Yu. 네가 없었으면, 후쿠오카 여행이 그리 즐겁지 않았을거야. 그리고 너를 알게 되어 너무 기뻐. 넌 정말 맛있었거든. 난 아직도 가끔 네가 생각나. 너를 입에 넣었을 때의 청량감이나 시원함같은 거. 그런게 참 그립다고.

근데, 널 한국에서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해? 파는 곳은 없는거야? 네가 정말 보고...(결국, 먹고?)싶거든. 흑.

2007년 8월 31일 금요일

내 머릿속을 한 번 보자!

회사에서 둥실둥실 떠돌고 있는 이름으로 보는 뇌 관찰. 사실, 인체 해부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피식~ 하고 비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몇주째 주말 출근과 지난주부터 3시 이전 퇴근이 불가능한 지랄같은 삶을 살고 있는 내게, 뭔가 그럴듯하게 다가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쳇.; 돈이 있는 경우의 선택지에 관한 것이지.)

자, 한 번 보시라!


...머릿속의 99%를 '돈'이 차지하고 있구나! 얼쑤! 왠지 오래전에 모군이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男人生夢一路'에 대항하여 주창한 '女人生金一路'의 재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역시 그 때 스티커를 제작했어야 하나? 긁적.;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요즘 내 지갑에는 지갑의 요정님이 살고 계셔서 쓴 기억이 없는데, 현금이 사라졌(...)거나, 카드 영수증이 차곡차곡 쌓여(...)있거나, 시도 때도 없이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문자 메시지가 온다는 사실이다. ...그것 참 우울한 일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끝나면 유럽으로 날아가려고 했는데, 연달아 들어오는 프로젝트에, 그냥 투정해보려고 썼다. 광고주 오는데, 이게 뭔 짓이래니! 일은 안하고. 휴우~ 빨랑 일 끝내고, 밤에 회의하고, 내일부터 기획서 작업해야하는데... T^T)

2007년 8월 8일 수요일

그것은 일요일의 일!

『커피 프린스 1호점』 12화의 한 장면. 쫌 중요한 장면이다. 근데, 저 장면을 찍은 곳이 내가 다니는 회사 앞이다. 으하하하!

그것은 일요일 밤의 일. 그 날도 어김없이 출근하여 '정말이지... 피곤하구나...'라며 다소 실의에 빠져 있었다. 일은 많고, PT 날짜는 월요일 오전. 게다가 똑같은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 분량 수정을 위해 몇 주 연속 토/일 주말 출근으로 몸도 마음도 다 지쳐있었다. 11시 30분인가? (물론, 밤이다.;) 잠시 담배나 한 대 피우고 남자친구님의 목소리나 듣자, 싶어서 흡연하러 나갔는데, 밖이 훤하더라. 뭔가 궁금해서 스윽~ 내려다보니, 조명 치고, 열심시 Staff들이 세팅 중이었다. 에엥? 근데, 웬 고물 자전거? 저건 도대체 뭐다냐?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공유 안왔나, 봤다. 안왔었다. -_-;) 그리고 슬쩍 2층 내려가서 상황 봐야지~ 했는데, 내려가는 거 보고선 Staff들이 손짓으로 쫓아냈다. 흥! 뭐, 나도 너무 피곤하니, 그냥 흘깃~ 보고 말았지만.

그, 그런데! 오늘 드뎌 나왔넹! 저 고물 자전거와 울 회사앞! 오오오오! 이런! 12시 살짝 넘어서 퇴근했는데, 상황을 보아하니, 1시는 넘어서 찍은 듯 하넹~ 아쉬워라~ 쫌만 더 기다릴껄...이라고 했다간, 밤 샜겠지. -_-;;; 몇 명 퇴근하고도 밤 새서 작업을 했었으니. 쩝.; 커프는 무쟈게 좋지만, 야근은 좀 싫다.

12화는 저 장면 하나로 친근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나에게 현재까지 이 드라마의 베스트는 10잔째다. 가슴에 와닿는 대사가 무려 3개! 미치겠다. 10화에서 한유주가 미치도록 좋아졌어. '위로해줘야해?'라고 묻는 한유주가, 정말 미친 듯이 좋다.

2007년 7월 28일 토요일

잡담

1. 토요일. 원래는 휴가 기간이다.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여름 휴가를 신청했었다. 그런데, 휴가를 반납했다. 이유? 훗~ 일이 많아서지. 전화가 쫌 오더라. 휴가 기간이라고 놀자고. 누구 약올리나?! 버럭! 못논다니까! 지금도 회사란 이 말씀! 에헴! 차라리 날 죽여라! 뛰어 내릴까 했더니, 이번에도 사람들이 말하더라.

"병원에 입원하면 노트북이랑 T-LOGIN 갖다줄테니, 병원에서 일해. -_-;;;"

바로 포기하고, 조용히 일하고 있다.

2. 얼마전 이적의 「음악공간」을 보다가 Fly to the Sky의 환희가 좋아졌다. 이런! 내가 좋아하는 낮고 굵은 목소리잖아! 저런 목소리에 다소 환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취향이 그런거다. 덕분에 한 번도 듣지 않았던 Fly to the Sky의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가 아주 맘에 든다고는 말 못하지만, 목소리만은 환상적이다. 어떻게 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걸까? 환희 목소리로 모닝콜 만들고 싶다. 흐엉엉~ 집에서 조금 작업해야겠다. 으하하하하!

3. 그리고 역시 이적의 「음악공간」을 보는데, VEIL이 나오더라. 으앗! 김원준?! 그토록 나이를 먹고도 어쩜 저리도 뽀얗고 귀여울 수가 있는거지?! 말이 되는거야?! 덕분에 살짝 맛이 가서 야밤에 '오빠~!!!!'를 외치며 난리를 좀 쳤다. 나도 이제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연예인이 생겼다. 예쁜데다가 이젠 원숙미도 더해져서 참 좋더라. 팬클럽이라도 가입해야겠다.

4.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 한참을 웃게 된다. 누가 가래? 등 떠밀어 보낸 것도 아닌데, 자기들이 유서까지 쓰고 가고선 왜 살려달래? 그만큼 못가게 했으면 됐지, 왜 난리인거지? 가족들이란 것도 웃긴게, 그간 정부에서 말릴 땐 왜 안말리고 이제와 난리인데? 기가 막히다 못해, 빨리 일이 처리됐으면 좋겠다. 뉴스에서 보는 것조차 지겹고 짜증나거든.

5. 그러고보니, 조선일보의 아프간 관련 논조가 바뀌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조갑제가 샘물교회 장로인가? 하여간, 뭐라고 하더라. 철군이 웬 말이냐! 라고 했어야 할 조선일보가 조용하니, 그것도 참 웃긴다.

6. 이랜드 사태는, 안그래도 기독교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나를 충분히 자극할 일이었는데... 그래서 이랜드 계열은 이용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얼마나 회사 사람 집들이 때문에 장 보러 가면서 고속터미널 킴스를 이용학고 말았다. 그것도 꽤 큰 금액을 지불했다. 죄책감이 하늘을 찌른다. 대충 용역회사에서 사람을 사서 영업을 시작한거라, 계산대부터 여러곳이 불편함 투성이더라.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서서 줄지 않는 줄에 대한 불만과 불편함을 느끼면서 앗차, 싶었다. 이 시간에도 비정규직으로 일하셨던 분들은 투쟁하고 있을텐데, 여기서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앞으로는 이랜드 계열엔 발도 담그지 말아야지. 화장실 이용만 빼고.

7. 졸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아직은 터질 때가 되지 않았지만, 슬슬 꼬물꼬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그래도 8월엔 하롱베이로 갈거다! 근데, 일정을 보아하니, 갈 수 있을지 좀 의심이 된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다. 휴우. 으쓱. 어떻게든 되겠지.; (정말?)

8. 잡담은 그만하고 어여 일이나 하자. 휴우. 그래야 집에 가서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도 보지. -_-;;;

2007년 7월 17일 화요일

일본, 西麻布, 라면가게 五行

라면 투어를 위해 한달 전쯤 일본을 다녀왔었더랬죠. 라면이나 신나게 먹고, 케잌이나 섭렵하고 오자! 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정말 오랫만에 東京으로 GO! 덥고, 다소 지치고, 몸이 말을 안듣는, 덜덜덜~ 여행이었지만, 게다가 계획한 라면 가게 중에서 두 군데밖에 못갔다와서 아쉽고도 아쉬운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

여행 두 번째날 아침, 대충 식사를 떼우고, 本麻布에 있는 고모님댁에 살짝 들렸다가 붕붕붕~ 五行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록뽄기산쵸메역에서 내렸는데, 무지무지 멀더라고요. -_-; 한참을 걷고, 헤매다가 록뽄기 힐즈를 지나서 니시아자부로 갔더니, 五行이 뾰로롱~ 나타났습니다. 하도 삽질을 하다보니, 점심시간이 이미 지나서 별로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3팀 정도밖에 대기하고 있지 않았단 말씀!)

가게 앞 모습은 무슨 레스토랑같은 느낌입니다. 동네 자체가 부자동네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어서 더욱 그런 듯. 조용하고, 한가롭습니다.

메뉴판. 미소, 쇼유, 시오, 쯔케멘의 기본적인 메뉴가 있습니다~

식후 디저트 안내 메뉴판은 저렇게 붙어있더군요. 정말 일본 스타일이다, 싶었습니다. 조근조근 글자체랄까요? 뜬금없는 여자 캐릭터나 컬러 사용도 여지없이 일본 스타일. 그래서 좀 재미있었어요.

아이스 홍차도 줍니다~ 아예 찬물에서 우려낸 것인지, 맑고 텁텁함이 없는 개운한 맛이 앞으로 먹게 될 느끼한 라면과 아주 찰떡 궁합입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쇼유라면. 쇼유 라면에 호방스럽게도 춘장을 풀어서 만들어 조금 짭니다. 사실 대다수의 일본 라면이 짜긴 합니다만, 얘는 춘장의 풍미가 더해져서 더욱 짠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도 깜짝 놀랐어요! 자장면에 익숙해있는 한국인에게 미묘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 느낌이랄까요? 반숙 달걀도 하나 추가하니 인생이 행복~

동행인이 주문한 미소라면에도 역시 춘장이 풀린 국물이 덩실덩실~ 그런데, 역시 미소도 덩어리다보니, 쇼우보단 국물이 다소 지저분한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래도 이쪽도 꽤 잘 어울리더라고요. 미소와 춘장이 어울릴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발상 자체가 다르다랄까요? 코페르니쿠스적이라고 할까요? 하여간, 꽤 놀랐습니다.

카운터석에 앉았는데, 벽면에는 술과 기타등등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대낮인데도, 실내 조명을 백열등쪽으로 잘 배열해서 레스토랑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 꽤 인상적이었고, 부분부분 적절한 빛으로 세련된 느낌을 풍기는 것이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전체적으로도 조도가 다소 낮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서 더욱 분위기가 넘친다랄까요? 일반적인 라면과는 차별화된 라면을 파는 방법은 분위기도 변해야하는 것일까요? 다소 느끼한 맛을 중화시켜주는 아이스 홍차도, 분위기도.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는 라면과는 차별화되었다는 면이 제일 괜찮았었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 걸었더니, 그 부분은... 차라리 록뽄기역에서 내렸으면 좀 덜 걸었을텐데. 몇 백엔 아끼겠다고 하다가 된통 당한 느낌이었습니다만, 그래도 라면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져서 홍야홍야~ 시부야까지 룰룰루~ 걸을 힘이 나더군요.

하여간, 새로운 라면을 먹는 일은 즐거워요. 특히나 기존에 생각치도 못한 라면을 먹는 일은. 나중에 한 번 사골 국물에 춘장 슥슥~ 풀어서 라면을 만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 같아요. (하지만 과연 언제? 시간은?;;;) 五行에서 라면 먹고 다양한 음식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정말 즐거웠습니다. 냐핫~ 일본 가시는 분들, 꼭 들려보시길!

2007년 7월 13일 금요일

근황.

1. 상근 인생이다. 덕분에 출근은 9시까지. 장소는 여의도. 딱 떨어지는 검정색 혹은 회색 정장 차림에 높은 힐을 신고 산다. 주차할 곳이 없기 때문에 지하철과 셔틀 버스로 출근. 보수적인 회사라 담배도 못피우고, 눈치보고 산다. 버켄스탁, 혹은 컨버스 스니커즈, 청바지, 티셔츠를 입고 붕붕붕~ 차를 몰고 10시까지 출근하던 나날들은 다 꿈이더라. 전문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중압감에 쓰린 속을 부여잡고 살아가야 한다. 그것도 앞으로 3개월 동안. 자유로운 나날이여, 안녕. 9시부터 6시까지는 담배도 못피우고, 오침도 할 수 없고, 웹툰도 볼 수 없고, 인터넷 쇼핑도 즐길 수 없고, 메신저로 수다떠는 것도 할 수 없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정장과 힐을 신고. 오늘도 전투 개시!

2. 일이 좀 많다. 졸리다. 집에 못가는 날이 자꾸만 늘어 난다. 이런게 아닌데. 원하는 인생은 늘 이런 게 아니었다. 하긴, 뭐 언제는 내 뜻대로 되었던가? 오늘도 밤을 새면서 커피만 연속 들이켰더니, 드디어 위님과 장님이 반항을 하신다. 간님은 이미 오래전, 담배를 재개한 순간부터 발광을 해주셨지... 그래도 어쩌란 말이냐?! 밤을 새야하는데?! 오늘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광고주님들이 페이퍼를 보여달라고 하시는데! 으으~ 제길!

3.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내 업무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에 조금 좌절 중이다. 으쓱! 늘 그랬잖아.

4. 갑자기 국악이 좋아져서 미친듯이 김애라와 놀이터를 듣고 있다. '하얀 등대'와 '아침 향기'를 들으면 어쩔 수 없다. 정말 좋은걸.

5. 상근 인생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미친 듯이 정장을 사러 다녔다. 사이즈가 없어서 대충 샀다. 그런데 문제는 살이 쪄서, 다소 후줄근해 보이기는 하는데, 어느 정도는 55 사이즈가 맞는다. 이걸 어쩌냐?; 그래도 아직은 허리 사이즈부터 골반쪽까지 크다는 게 위안이긴 한데... 으음... 위험하긴 하다. 하지만 55 사이즈를 입으면 다소 헐렁한 것이, 안그래도 통자 몸매, 더 통자 같아서 기분이 아주 엿같다.;

6. 역시 상근 인생으로부터 야기된 일인데... 재정 파탄 상태다. -_-;;; 정장을 상하의, 쟈켓, 바지, 스커트, 이렇게 3피스로 2벌 샀더니,카드가 후덜덜이다. 이거야 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듯 하다. 가난해지고 있다. 거기에 교통비에 식비에. 다행히 오늘은 식비는 나온다. 교통비는 다음주쯤? 도대체 뭘로 버티란거냐?! (늦게 끝나니까 택시를 타게 되고, 이러다보니 내 차 끌고 다닐 때보다 돈이 더 나간다.;;;)

7. SK-II 화장품에 무한 버닝~ 안그래도 좋아했는데, 파우더가 미친듯이 좋더라. 아침 출근길 크림 바르고 번들거리는 피부에 살짝 바르면 반나절 이상 뽀송뽀송하고 뽀얗게 보이는 것이 완전 좋음이다. 얼마전 면세점에서 SK-II의 화이트닝 라인을 통채로 구매했는데... 으이구~ 돈 들여서 만족하면 됐지... 뭐, 그렇게 위안을 삼는다. 지갑과 통장이 텅텅 비고 있는 것은 생각못하는게지... 으하하하!

8. 인생 설계를 새롭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게 쉽지는 않다.

9. 3G 휴대폰을 추가로 장만했다. 이유? 그냥 갖고 싶었거든. 그래서 샀다. 모델은 SCH-W240. 영상통화와 자동 글로벌 로밍 외엔 이쁜 디자인 빼곤 장점이 없다. -_-; 그래도 이뻐서 샀다. 장난감 개념이랄까?; 늘 그런 식이잖아.; 그런데 의외로 Delay Time이 너무 길다. 2G ↔ 3G 통화에서는 확연히 느껴지고, 3G ↔ 3G간은 그나마 낫다. 그래도 불만이 생긴다. 영상통화는 그야말로 극악. 두둑~ 두둑~ 끊기는 것이 완전 대박이다. 역시 아직은 장난감. USIM도 신용카드 기능이 없는 단말기라 활용도가 낮아서 불만. 그래도 역시 장난감. 디자인이 문제야... 이것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고민하고 샀을텐데. 뭐, 늘 즉흥적인 내 인생, 어쩌겠냐?;

10. 여행가고 싶다. 갔다온지 한 달? 그 정도도 안된 것 같은데, 까마득히 오래전 일 같은 것은 왜지? 떠나야 할 것 같은데, 이놈의 상근이 문제다. 으휴~ 날 죽여!

11. 밤을 샜는데도 일이 많으니... 어떻게 해야하지? 졸리다. 30분만 잘까?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더니, 이제는 카페인 각성 효과도 없는 것 같다. 할 일은 자꾸 쌓이는데, 나는 졸리고... 울고싶다.

12. 회사에 인턴 사원이 들어왔는데 무려 86년생이다. 조금 놀랐다. 어리다고 생각한 애들이 같은 회사에 있으니 늙었다는 생각이 더 든다. 쳇.

13. 잡담 그만하고 일이나 하자. 우우우~

2007년 6월 6일 수요일

후쿠오카, 오호리공원(大濠公園) 옆, 일본정원에서.

갑자기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오래전 후쿠오카 여행 사진이 나왔다. 으흠. 갑자기 우유차양이 마구 보고싶다. 어쩐다? 밤이 자꾸만 깊어가고 있어, 연락하긴 뭐하고, 내일 문자나 살짝쿵 날려야겠다.

일본식 정원은 잘 꾸며서 작은 세상을 이루는 것이 참 재밌다. 대학에서 일본학을 복수전공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이 '다도(茶道)'였는데, 이것이 참 지랄맞은 것이 너무 많은 주변 지식이 필요한 것이지. -_-; 덕분에 별별 것을 다 공부하게 되었었는데, 그나마 재미나게 공부한 것이 일본 정원이었다. 그 작은 공간에 세상을 담겠다고 한 의지랄까? 그런 오밀조밀함 속에 담긴 호방함이 어째선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쿠오카의 오호리공원 옆의 일본정원은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장소였지만, 그럼에도 관심이 갔던 곳이다. 작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설레임. 하지만 오호리공원의 세상은 역류(逆流)의 세계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강물이 바다보다 저지대에 위치하더라고. 지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인가 싶긴 했지만. 근데, 정말 왜 그랬을까? 그래도 비가내리는 공원은 참 좋았다. 운치도 있었고. 또 언제 떠나지? 이제, 곧?

End or Coming Soon?


배고프다. T^T

지난번 한다고 했던 덴마크 다이어트는 실행 2일만에 끝났다. (그러니까, 우유차양은, 언제라도 악마의 유혹을 던지시라~;) 뭐, 별다른 이유는 아니고, 아침먹고 방으로 가는 도중에 갑자기 시작된 저혈당증때문에 쓰러져버렸고, 너무나 놀란 엄마는 입에 초콜릿을 5개나 넣어주셨지. 그리곤 바로 포기. 대신 4개월간 열심히 운동해서 4Kg의 체중 감량이 목표다.

내일 Weekly로 보고할 사안이 있어서 어제부터 밤새고 아직도 회사 신세. 쩝. 오늘 현충일 맞아? 노는 날 맞냐고?! 회사에 드문드문 자리가 빈 걸 보면 쉬는 날이 맞긴 한 것 같은데, 하여간, 난 아직도 회사. 9시까지 작업을 끝내고 부장님께 컨펌 받고, 수정할 거 있음 그거 하고 가면... 어, 어라! 평소보다 더 힘든 하루구나...

낮에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밥을 안먹었는데, 이제 슬슬 혈당이 떨어지는 중이라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밥을 주문했다. 집에 일찍 간다는 희망을 버리니, 또다시 무기력증에 빠지는구나... 으휴~

결론은, 일하는 중이고, 낚시가 몹시도 가고싶고, 집에 가서 맛있는 밥 먹고싶다는거다. 그리고 좀 씻자. 덥디 더운 회사안에서 땀 흘리고 있는데, 같은 옷을 연속 이틀 입으니, 기분도 엉망, 몸도 엉망. 정말 집에 가서 샤워하고 유기농 낫또 휙휙~ 저어서 따끈한 밥에 올리고, 김이랑 밥 먹고 딩가딩가~ 하다가 자고싶다. 정말 그거면 된다. 근데, 그게 정말 힘들다. 그리고, 늘 이런게 인생이다.

2007년 5월 28일 월요일

야식, 아마도 칠리 새우? -_-;

내일부터 '덴마크 다이어트'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으음. 회사에서 열풍이 불어서랄까? 최근 좀 살도 쪘고, 먼저 시작한 사람들이 4~6Kg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고, 무엇보다 회사내에서 열풍이 불다보니 자연스럽게 동참, 뭐 그런거다. -_-;;; 내가 원래 좀 귀가 얇다. 으하하하!;;;

하여간, 내일부터 다이어트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왜이리도 먹고싶은 것이 많아지는지! 그래서 평소 일요일에는 한끼도 잘 챙겨먹지 않다가 오늘은 카레도 만들고, 과일도 와구와구 먹고... 그러다가 침대에 누워 나물이가 쓴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이게 분명 잘못이었다. 왜 하필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 중에 그 책을 선택한거지?;;; 본능인가? 내일부터 굶주림의 시대로 간다는?;;;) 근데, 칠리소스를 끼얹은 닭고기 요리가 나와있잖아. 그 순간, 이걸 새우를 이용하면 어떨까, 싶어서 두근두근! 근데 이미 배가 불러 있어서 1차는 포기. 슬쩍 귀가한 동생에게 의중을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끄덕. 으으으~ 동생과 나는 이럴때만 맘이 맞는다. 으하하하!


요렇게 되었다. 좀 달게 되어버렸네.

소스는 식용유(1), 다진양파(3), 다진마늘(1), 토마토 케첩(5), 물(2), 설탕(1), 핫소스(1), 월계수잎(1). 거기에 후추와 바질, 오레가노를 살짝 뿌려주니, 맛있었다. 설탕이 없어서 올리고당을 2스푼 넣었더니 좀 단게 흠이면 흠이랄까?;;; 새우는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냉동 새우를 살짝 해동해서 넣었고.

다 먹고나니 웬지 소스가 좀 아깝길래, 쌀국수를 좀 삶아서 차갑게 식혀서 투하. 물기가 남아있어선지, 좀 싱겁길래 눈에 보이는 초장을 한스푼 넣었더니, 달짝 새콤 매콤한 맛있는 맛이 나서 흐뭇하다. 문제는 좀 배가 많이 부르다. 이렇게 먹으니 살이 찌지. 다이어트란 결국 결심 전날 찐 살을 빼는 효과 이상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좀 들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든 만족이다. 아아~ 배부르다~

내일은 휴가다. 만세! 홍홍홍~ 내일은 수선 맡긴 바지 5벌 찾아오고, 사진전과 『마리 앙투와네트』를 보러갈 예정. 물론, 다이어트도 함께. 그래서 오늘 달걀도 왕창 삶아 두었겠다, 야채도 준비했겠다! 으하하하! 다이어트 시작할 준비는 끝났다.

2007년 4월 17일 화요일

심리.

아무리 싫은 대상/제품에 관한 것이라도, 일단 비딩인 경우 이기고 싶어하는 이 묘한 심리. -_-;
진짜 싫어서 괴로워하면서 작업을 했던 프로젝트 비딩이 오늘이었다.
이런 일따위 하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비딩이라 잘됐으면 좋겠다고 아주 조금 생각했다.

음... 미쳤나? -_-;;;

하여간, 오늘 블로그에서 양도받은 시사회표로 장진 감독의 『아들』 보러 갑니다~
간만에 빠른 퇴근?! 만쉐잇!

2007년 4월 16일 월요일

어느날의 야식.

뭐, 이젠 하도 살이 쪄서 더이상 음식을 조절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어요. 뽈록뽈록~ 배야 나오너라~ 근데, 얼굴살이 빠져서 다들 살이 빠진줄 안대요~ 메렁~ -_-;;; 뭐, 스트레스의 끝은 늘 먹는거잖아요. 왠지 예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그런 아름다운 것들이 내안으로 들어와 내 마음도 정화될 것만 같은걸요. 그래서 어느날의 야식! 두둥~

갈릭 슈림프와 스윗 칠리소스, 그리고 삿뽀로 맥주가 있는 풍경. 저런걸 밤마다 먹으니까 살이찌지! 라고 생각하신 분? -_-+ 아녜요~ 아녜요! 이건 다 회사때문이라구요! 야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렇게 기름진 야식으로 밤을 보내는 것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인걸요. 그래도 코스트코의 저 갈릭 슈림프는 사랑해마지 않는 메뉴인걸요. 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익혀먹는 새우의 맛이란! 입안 가득 풍기는 새우향과 마늘향의 조화는 인생을 기쁘게 만드는 요소라구요. 살짝 마늘을 저며 넣어도, 바질을 추가해도 정말정말 즐거운 야식~ 룰룰루~♡

그리고 뉴욕 치즈 케잌입니다~ 야이야이~ 얼려먹어도~ 녹여먹어도 즐거운 메뉴~ 비스킷으로 만든 비스퀴도 좋고~ 달디 단 치즈도 행복하고~ 퇴근해서 치즈 케잌 한조각 앞에두고 음악 들으며 책을 읽는 맛이란! 싸구려 치즈케잌인게 무슨 상관인가요? 하루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인데! 살찌는 소리가 무슨 소용인가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뻥! 터져버리는데.

그런거예요. 갈릭 슈림프가 있고, 치즈 케잌이 있어서 버틸 수 있는거예요. '우리 회사 사람들 참 불쌍하다!'고 생각해도, 결국 '내'가 '우리'안에 있다는 서글픈 깨달음밖에는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작은 야식이 하루하루를 버티게 합니다. 냉동식품뿐이라고 해도, 일상의 아주 작은 달콤함이 인생을 살아가게 해준다는 것.

저쪽 미팅박스에서 일어나는 회의가 끝나면 오늘의 퇴근 시간이 정해지겠군요. 아무리 팀장이 싫어도, 아무리 그 사람이랑 함께 일을 못할 것 같은 심정이어도, 아무리 견딜 수 없어도, 그래도 참아야합니다. 더이상 못견딜 정도가 되어, 어떤 음식도 내게 큰 의미가 될 수 없을 때까지는 버텨볼거예요. 'I'm OK.'라고 더이상 아프게나마 웃으며 말할 수 없을 때. 그때 떠날래요. 지금은 기분좋은 야식을 먹으며 버텨야할 때예요.

홍대, 틈새라면.

다들 가봤을 곳이라고 생각을 하긴 하는데요... 전 처음이예요. -_-; 틈새라면. 예전에 블로그 돌아다니다가 냉라면을 보고 꽤 가보고 싶었던 곳.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MSG가 들어간 라면을 먹으면 1시간쯤 지나서 바로 저혈당증이 오거든요. 부들부들 떨다가 쓰러지고 싶지 않아서 인스턴트 라면은 가급적이면 먹지 않아요. 아니, 사실은 전혀 먹질 않아요. 일본 라멘이라거나, MSG가 안들어간 생라면만 먹어요. 그래서 이 곳의 이름은 알고 있어도 가보질 못했어요. 그냥 무서운거예요. 근데, 어제 홍대 지나가다가 그냥 들어갔어요. 이유같은건 없었어요. 뭔가를 먹어야겠고... 한 번도 못먹어본 음식이 먹고싶었어요. 단지 그 뿐. 저혈당이요? 뭐, 까짓꺼 쓰러지면 스러지라지! 이미 몸은 만신창이라구요! 흥!

무려 파인애플. -_-; 깜짝 놀랐어요. 색깔과 문양이 대충 닮긴 했어요, 파인애플이라니! 이런 깜찍한 네이미스트들을 보았나?! 직접 가져다 먹는데, 통안에 살얼음이 송송 맺혀있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시원하게 아삭아삭 씹히는 느낌도 좋구요.

동행인은 계떡을 주문했는데, 뭐랄까? 색다른 국물맛이 나더군요. 부드러운 느낌도 좋고요. 무엇보다 맘에 든 것은 살짝 노른자가 반숙인 달걀! 와아아아! 멋져! 약간 풀어지긴 했지만, 반숙 달걀은 라면의 로망인걸요! 암요! 반숙 달걀 만만세!

전 스트레스도 왕창 받았겠다! 먹고 죽자! 싶어서 빨해떡. -_-;;; 이름 그대로 무지무지 맵더군요. 쩝. 근데, 솔직히 조미료 냄새가 좀 나서... 혀에 남는 느낌도 심하고. 그래도, 콩나물과 홍합이 듬뿍! 아아~ 어제의 제 기분은 홍합이었다구요! 라면에 들어있는 홍합이라도 홍합은 홍합인 법! 쩝.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가득차 있어서 신기하긴 했는데요. 두 번 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우선 MSG 때문에 조금 힘들어졌다는 것이 첫째 원인. 두 번째는 너무 매워서 결국 속 잡고 굴렀다는 거예요. 하지만 MSG와 매운 음식에 강하신 분이라면 일반 라면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라면맛이 즐거우실 것 같네요. 생각보다 해산물도 듬뿍 들어 있어서. 일반 분식집의 라면보다 1,000원 정도 더 비싸지만, 그 만큼 내용물이 충실하기도 했구요.

근데, 냉라면 먹어보고 싶었는데... 쩝. 그래도 몇 년간 먹을 라면 먹었으니, 한 동안은 참고 살렵니다. 뭐, 언젠가 또 기회가 있다면, 어느날 들어가서 냉라면을 먹고 나오질 않겠어요? 하하하. 일단, 재미있고, 기분 좋겠는 먹었습니다~

꼬리. 오랫만에 찍은 음식 사진이 어째서 라면일까요? 라면 진짜 싫어하는데. -_-;

2007년 3월 29일 목요일

뭘 하고 있는건지...

바쁜 건 아닌데. 정말 바쁜 건 아닌데. 숨조차 쉴 수 없었던 지난 12-1월에 비하면 지금은 한결 나아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력증에 빠져버렸다. 이 곳들 둘러보는 것조차 싫을 정도로. 모든 것이 지겨워졌는데, "괜찮아?"라는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괜찮아요. I'm OK."라고 대답해버렸다.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싫다.

2007년 3월 5일 월요일

명동, 딘타이펑

오랫만에 먹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최근 다녀온 곳은 아닙니다. -_-;;; 벌써 꽤 오래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딘타이펑. 크크크. 처음 생기자마자 방문해서 꽤 맘에 들었었는데, 덕분에 당시 음식맛이 똑! 떨어진 재키스 키친을 외면하고 자주 갔었죠. 근데, 어느날부터 샤오롱바오가 좀 식어서 나온다거나, 음식 맛이 점차 형편없어지잖아요. 덕분에 발길을 끊었으나. 그래도 사진이 있길래 스슥.

한 때 너무나 사랑해마지않던 메뉴입니다. 샤오롱바오. 속 안에 가득찬 육즙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었습니다만. 어느날 들렸더니 뜨끈뜨끈도, 따끈따끈도 아닌 미적지근한 샤오롱바오가 나오더군요. 절망적이었습니다. 최근에도 그리 좋은 평판을 얻지 못하고 있고, 옆에 '꽁시면관'이라는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중국요리점이 생겨, 좀 가망없는 느낌이예요. (게다가 꽁시면관은 Last Order를 무려 12시 30분까지 받습니다! 야근 인생에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요?!)

'산라탕'입니다. 추천 메뉴였는데, 그리 맛있지 않았습니다. 맛있는 메뉴를 추천했는데, 약간 매운 것은 좋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메뉴는, 인천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즐겨먹는 메뉴란 말예요! 가격대는 딘타이펑이 조금 더 쌉니다만, 음식의 질이나 풍성함은 차이나타운의 승리입니다! 차이나타운의 매콤하고 화끈한 맛과는 달리, 이곳은 전분때문에 덜 매콤하고 흐느적거리는 느낌이었다랄까요?

파이구딴판. 갈비 비슷한 것이 달걀 볶음밥위에 턱~ 올라가 있습니다만. 으흠. 맛은 아주 훌륭하다고는 못하겠어요. 고기를 꽤 좋아하던 시절에 간 것인데도. 고기가 느끼했어요. 차라리 달걀 볶음밥만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전, 중국식 볶음밥 참 좋아하거든요. ^^)

그럼에도, '딘타이펑'의 화장실은 너무 멋집니다. 깨끗하고 기분좋은 화장실이예요. 딘타이펑의 매력도를 놓여준다니깐요. 그러니까, 적당한 음식과 가격대로, 아직 친밀하지 않은 사이의 이성과 함께 갈 만한 곳이예요. 나오면서 '맛은 그럭저럭인데, 분위기는 좋았다'던가, '화장실이 꽤 맘에 들었어요.'라던가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세계앞 분수나, 근처 남산으로 슬쩍 데이트를 간다거나 말이죠.

오래된 연인이요? 이런델 왜 가겠어요? 그냥 평범하게 꽁시면관 들려서 '새우 소룡포' 2개 시켜 '앗, 뜨거!' 그러면서 샤오롱바오 먹다가 곁들여나오는 미니 자장면 후룩후룩 마시다가 옷에 튀면 '바보~'라고 놀려주면 그만이예요. 꽁시면관의 커플메뉴는 좀 배가 부르지만, 가격도 훨씬 싸거든요. 분위기나 그런 면에서 딘타이펑을 못따라간다는 것 뿐이지. (사실, 꽁시면관은 요리쪽이 좀 맛없긴 해요.;) 아니, 정말 오래된 연인은, 인천 차이나타운이 낫겠네. 가격대 성능비가 쵝오다! 크크크. 때로는 자극도 필요하니까요.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성숙한 사랑의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상대를 진정으로 알 때에만 사랑이 자라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왜곡된 사랑의 현실 [우리가 알기 전에 태어나는 사랑] 에서는 아는 것이 늘어날 경우, 그것은 유인이 아니라 장애가 될 수도 있다. - 유토피아가 현실과 위험한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 87)



꽤, 오랫동안 미루고 미루다가 읽어내려간 그의 책에서.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나이가 된 지금. 그리고, 첫인상이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아니게 된 지금. 저 문장만이 가슴에 와닿더라. 의미없는 집착이나, 고통같은 단어는 이미 나와는 멀리 떨어진 단어가 되어버렸고. 더이상 첫눈에 누군가에게 반하지 않으며, 상대에 대해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낯선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원하는 모습과 다른 행동을 보일 때 실망하게 되어버리곤하지.

재미있게 읽었지만, 두 번 읽을 생각은 없고. 재기로 가득차 있다고 해도,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만약, 좀 더 어린 나이에 읽었다면, 좀 달랐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와버렸고, 나는 좀 메말라졌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거나, 이별이 죽을만큼 아플 나이는 지났다. 단지 그 뿐이다. 그래서 조금 슬프긴 하지만.

오늘의 BGM은 박선주의 '마음을 베이다' : "역시 그게 너야. 여전히 날 모르는 그 한마디. 그래서 그게 너야."

2007년 2월 16일 금요일

Be My Valentine!

뭐, 여전히 회사다. 그래도 오늘부터 휴가인걸. ^^ 그러니까, 조금은 괜찮아. 하하하.

어제, 아니, 그제 Valentine's Day를 맞이하여, 초콜릿을 주섬주섬 주말에 만들었었지. 보통 커버춰 초콜릿을 구매해서 직접 조각내서 만들곤 했는데. 솔직히 힘들어서. 1300K에서 파는 초콜릿 만들기 Set를 샀더니. 으으. 초콜릿이 별로 맛이 없다. 유감. 그래도 템퍼링 과정이 필요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고, 힘들여 초콜릿을 조각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 역시 맛 vs. 정성+시간은 서로 반비례 관계로군.

하여간, 올해의 초콜릿은 이것이다.

정성이 조금밖에 느껴지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사실 맛있는 초콜릿은 호두와 아몬드, 땅콩을 듬뿍 넣고 대충 굳혀서 주말에 먹어버렸으니까.; 아무렴. 형식이 더 중요한 경우도 있잖아, 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는군.

그래도 기뻐해줘서 다행이지.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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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졸리다. <환상의 커플>도 <노다메 칸타빌레>도 보고싶지만. 잠이 먼저다.

2007년 2월 14일 수요일

분홍 마음에 사랑을 담아...

급하게 떠났더랬다. 일정이 자꾸만 바뀌어서, 2월 3일 출국에서, 2월 9일 출국으로, 다시 3일 출국으로. 돈 다 내고 떠나기 이틀전에 업무 일정이 바뀌어서, 그만 당황하고 말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난 빵! 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았거든. 어디론가 가지 않는다면, 난 빵! 하고 터져버리는거야. 그러니까, 할 수 없어. 그렇게 떠난 후쿠오카는, 내게는 비일상. 그곳을 걷는 이들과 달리, 내겐 비일상인 곳. 그래서 조금 좋았지.

후쿠오카에 가면, 늘 미츠코시에 들려. 그곳엔 맛있는 딸기 다이후쿠를 파는 곳이 있거든. 한 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딸기향이 너무 좋은 다이후쿠를 팔거든. 그래서 들려야만 했어. 하지만 정작 미츠코시 식품 코너에서 내 눈과 마음을 앗아간 것은 발렌타인 데이를 위한 초콜릿과, 언제나 아름답고 새초롬한 케잌의 향연. 봄이 가까워오고 있구나. 딸기가 가득이야.

그리고, 연인들의 소망이 가득 담긴, 분홍 마음들. 가득가득 걸려있는 메시지를 보면서. 나는 조금 부러워졌지. 이제와서 생각하니, 나도 뭐라도 적고 올껄 그랬어. 치잇. 이제와서. 그래도 참 예쁜 마음들이지.

"그이가 파일럿이 될 수 있기를"


그래, 그래. 상술이면 어때. 연인들은 그렇게, 특별한 날들이 필요한걸. 단지 그 뿐인걸. 그리고, 정말 사랑하는 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오늘이라는 날도 특별한 날인걸. 단지 그 뿐이야.

소완도에서 보낸 1월의 어느날

안돌아가는 머리로 아무리 봐도 낯선 엑셀 시트가 뾰로롱~ 하고 놀라운 깨달음을 줄 리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기적같은 연속 포스팅을 시도합니다. 하하하.;

1월, 속해있는 낚시 모임에서 시조회(始釣會)를 해남 달량진에서 출발하는 소완도로 다녀왔었답니다. 늘 여수로만 낚시를 다니다가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설레임과, 낚시가 조금 쉽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원래 여수 낚시가 어렵다고 하거든요.) 감성돔이라도 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두근거리며 갔다왔었죠.

뭐, 결론부터 말하면, 꽝, 이었습니다. 푸하하하~ 제가 내린 갯바위는 자리도 너무 좁아서 제가 캐스팅하는 방법은 도무지 사용할 수가 없었고요, 낚시가방이 바뀌어서 한동안 제 낚시대가 아닌, 빌린 낚시대여서 적응하기도 힘들었고요, 너무 추워서 발꼬락이 얼어붙어서 핫팩을 신발안에 넣어보았지만, 그래도 너무 추웠고, 배는 고프고, 하루 종일 햇빛이 들지 않는 응달이라 끔찍했고, 하여간, 힘든 낚시였더랬어요.

그래도 함께 내린 낚시 스승님이 감성돔을 한마리 잡아서 대신 사진도 찍었고, 오랫만에 보는 바다는 너무 아름다웠었죠. 매일매일 사무실에 갇혀 살아가는 요즘, 바다 사진이라도 보면 기분이 풀릴까 하여, 사진을 올려봅니다만...

크하하핫! 방금, 회의했는데요, 이제 수요일~ 원래는 1시 출근~ 그래도 광고주에게 보낼 자료가 잔뜩 쌓여서~ 앗싸~ 10시 30분 출근~ 룰룰루~ 랄랄라~♬ 나는야 개미~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는 개미~ 베짱이가 되고 싶어도~ 아무도 날 가만두지 않네~ 후후후~ -_-;;; 오늘 밤에 내일 추가 분석 오는 자료를 얼른 채워넣을 페이지를 다 만들고 간다는 전제하에~ 10시 30분 출근~ 앗싸! 일하자, 일! 흥!;;;

그래도 바다 사진 잔뜩 넣을거야!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 물돌이 하기 전까지 잠 좀 자려고 했는데, 너무 추워서 포기하고, 빈둥거리다가.


앗싸! 캐스팅 세번째에 잡혀주신 감성돔님~ 물론, 제가 잡은 건 아니지만요.;
새도 날고~ 날은 춥고~
아아~ 저쪽은 저리도 따스한데~ 왜 우리가 서있는 곳은 이리도 추운지~ T^T


이제 따땃한 배위에서 육지로 돌아갑니다~
물색도 좋고~ 하늘색도 좋고~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낚시 스승님이 잡으신 감성돔을 들고 대신 사진을 한 장 찍어봅니다~ 아아~ 정말 너무 멋져요!
처음 가본 해남. 땅끝마을이 가까운 이 곳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예쁘기만 합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잠의 나라로 슈웅~ 그 이후의 기억은 안산 종착역에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꽝치더라도 바다는 좋아요. 따뜻한 사무실에 있는 것보다 쌀쌀한 바다가, 하늘이 좋아요. 하루 빨리 일 끝내고 바다로 튀어야겠어요. 아무것도 잡지 못해도 좋으니, 바다와 하늘이 어울어진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