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7일 화요일

심리.

아무리 싫은 대상/제품에 관한 것이라도, 일단 비딩인 경우 이기고 싶어하는 이 묘한 심리. -_-;
진짜 싫어서 괴로워하면서 작업을 했던 프로젝트 비딩이 오늘이었다.
이런 일따위 하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비딩이라 잘됐으면 좋겠다고 아주 조금 생각했다.

음... 미쳤나? -_-;;;

하여간, 오늘 블로그에서 양도받은 시사회표로 장진 감독의 『아들』 보러 갑니다~
간만에 빠른 퇴근?! 만쉐잇!

2007년 4월 16일 월요일

어느날의 야식.

뭐, 이젠 하도 살이 쪄서 더이상 음식을 조절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어요. 뽈록뽈록~ 배야 나오너라~ 근데, 얼굴살이 빠져서 다들 살이 빠진줄 안대요~ 메렁~ -_-;;; 뭐, 스트레스의 끝은 늘 먹는거잖아요. 왠지 예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그런 아름다운 것들이 내안으로 들어와 내 마음도 정화될 것만 같은걸요. 그래서 어느날의 야식! 두둥~

갈릭 슈림프와 스윗 칠리소스, 그리고 삿뽀로 맥주가 있는 풍경. 저런걸 밤마다 먹으니까 살이찌지! 라고 생각하신 분? -_-+ 아녜요~ 아녜요! 이건 다 회사때문이라구요! 야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렇게 기름진 야식으로 밤을 보내는 것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인걸요. 그래도 코스트코의 저 갈릭 슈림프는 사랑해마지 않는 메뉴인걸요. 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익혀먹는 새우의 맛이란! 입안 가득 풍기는 새우향과 마늘향의 조화는 인생을 기쁘게 만드는 요소라구요. 살짝 마늘을 저며 넣어도, 바질을 추가해도 정말정말 즐거운 야식~ 룰룰루~♡

그리고 뉴욕 치즈 케잌입니다~ 야이야이~ 얼려먹어도~ 녹여먹어도 즐거운 메뉴~ 비스킷으로 만든 비스퀴도 좋고~ 달디 단 치즈도 행복하고~ 퇴근해서 치즈 케잌 한조각 앞에두고 음악 들으며 책을 읽는 맛이란! 싸구려 치즈케잌인게 무슨 상관인가요? 하루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인데! 살찌는 소리가 무슨 소용인가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뻥! 터져버리는데.

그런거예요. 갈릭 슈림프가 있고, 치즈 케잌이 있어서 버틸 수 있는거예요. '우리 회사 사람들 참 불쌍하다!'고 생각해도, 결국 '내'가 '우리'안에 있다는 서글픈 깨달음밖에는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작은 야식이 하루하루를 버티게 합니다. 냉동식품뿐이라고 해도, 일상의 아주 작은 달콤함이 인생을 살아가게 해준다는 것.

저쪽 미팅박스에서 일어나는 회의가 끝나면 오늘의 퇴근 시간이 정해지겠군요. 아무리 팀장이 싫어도, 아무리 그 사람이랑 함께 일을 못할 것 같은 심정이어도, 아무리 견딜 수 없어도, 그래도 참아야합니다. 더이상 못견딜 정도가 되어, 어떤 음식도 내게 큰 의미가 될 수 없을 때까지는 버텨볼거예요. 'I'm OK.'라고 더이상 아프게나마 웃으며 말할 수 없을 때. 그때 떠날래요. 지금은 기분좋은 야식을 먹으며 버텨야할 때예요.

홍대, 틈새라면.

다들 가봤을 곳이라고 생각을 하긴 하는데요... 전 처음이예요. -_-; 틈새라면. 예전에 블로그 돌아다니다가 냉라면을 보고 꽤 가보고 싶었던 곳.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MSG가 들어간 라면을 먹으면 1시간쯤 지나서 바로 저혈당증이 오거든요. 부들부들 떨다가 쓰러지고 싶지 않아서 인스턴트 라면은 가급적이면 먹지 않아요. 아니, 사실은 전혀 먹질 않아요. 일본 라멘이라거나, MSG가 안들어간 생라면만 먹어요. 그래서 이 곳의 이름은 알고 있어도 가보질 못했어요. 그냥 무서운거예요. 근데, 어제 홍대 지나가다가 그냥 들어갔어요. 이유같은건 없었어요. 뭔가를 먹어야겠고... 한 번도 못먹어본 음식이 먹고싶었어요. 단지 그 뿐. 저혈당이요? 뭐, 까짓꺼 쓰러지면 스러지라지! 이미 몸은 만신창이라구요! 흥!

무려 파인애플. -_-; 깜짝 놀랐어요. 색깔과 문양이 대충 닮긴 했어요, 파인애플이라니! 이런 깜찍한 네이미스트들을 보았나?! 직접 가져다 먹는데, 통안에 살얼음이 송송 맺혀있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시원하게 아삭아삭 씹히는 느낌도 좋구요.

동행인은 계떡을 주문했는데, 뭐랄까? 색다른 국물맛이 나더군요. 부드러운 느낌도 좋고요. 무엇보다 맘에 든 것은 살짝 노른자가 반숙인 달걀! 와아아아! 멋져! 약간 풀어지긴 했지만, 반숙 달걀은 라면의 로망인걸요! 암요! 반숙 달걀 만만세!

전 스트레스도 왕창 받았겠다! 먹고 죽자! 싶어서 빨해떡. -_-;;; 이름 그대로 무지무지 맵더군요. 쩝. 근데, 솔직히 조미료 냄새가 좀 나서... 혀에 남는 느낌도 심하고. 그래도, 콩나물과 홍합이 듬뿍! 아아~ 어제의 제 기분은 홍합이었다구요! 라면에 들어있는 홍합이라도 홍합은 홍합인 법! 쩝.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가득차 있어서 신기하긴 했는데요. 두 번 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우선 MSG 때문에 조금 힘들어졌다는 것이 첫째 원인. 두 번째는 너무 매워서 결국 속 잡고 굴렀다는 거예요. 하지만 MSG와 매운 음식에 강하신 분이라면 일반 라면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라면맛이 즐거우실 것 같네요. 생각보다 해산물도 듬뿍 들어 있어서. 일반 분식집의 라면보다 1,000원 정도 더 비싸지만, 그 만큼 내용물이 충실하기도 했구요.

근데, 냉라면 먹어보고 싶었는데... 쩝. 그래도 몇 년간 먹을 라면 먹었으니, 한 동안은 참고 살렵니다. 뭐, 언젠가 또 기회가 있다면, 어느날 들어가서 냉라면을 먹고 나오질 않겠어요? 하하하. 일단, 재미있고, 기분 좋겠는 먹었습니다~

꼬리. 오랫만에 찍은 음식 사진이 어째서 라면일까요? 라면 진짜 싫어하는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