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7일 수요일

해산물 Home Party~

어느날 Junkey군에게 유혹스런 전화가 왔다. 킹크랩과 회를 사들고 놀러올 터이니, 집을 제공하라는 것. 당연히 그러마 했고, 하루하루 기다려 어제가 바로 그 날이었다.

쩡키군과 Drugfish군이 사온 것은 새우, 멍게, 소라, 그리고 그 때까지도 살아있는 킹크랩씨. -_-;
내가 준비한 것은 토마토-모짜렐라 샐러도, 삼겹살 간장 조림, 그리고 후식(?)을 위한 주먹밥구이용 밥과 시소잎.

다다다다~ 준비하여 킹크랩을 찌는 게 아니라 삶고, Drugfish군의 화려한 손놀림으로 먹을 준비는 완료되었다.

테이블이 좁아서 대충 올린 모습.

아! 정말 엄청난 킹크랩씨! 모두 처음 해보는 것이라, 찌는 것이 아니라, 삶아버렸다. -_-; 엄청나게 많은 물과 청주에 킹크랩과 소라를 넣고 부글부글 30분 정도 삶은 듯. 그래도 맛있었다.

요건 내가 준비한 것들. 방울토마토는 반 썰고, 모짜렐라 치즈는 깍뚝썰기 해서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으로만 버물여 샐러드 완성. 그리고 삼겹살 간장 조림은 요즘 홀릭해 있는건데, 통삼겹살을 적당히 썰어서 후라이팬에 앞 뒤 노릇노릇 구워 냄비에 넣고 물은 바득하게 넣고, 월계수 잎, 홀후추, 파, 생강, 그리고 청주 2~3 큰술 넣고 익혀 준 다음, 끓인 물은 모아두고, 고기에 묻어 있는 기름은 따땃한 물로 좀 없애 준 다음, 고기 끓인 물에 간장 1/4컵에, 설탕 2스푼, 그리고 청주 넣고 뚜껑 열고 조리면 끝. 청경채를 너무 빨리 넣어서 그를 모독했다. 흐음. -_-;

역시 Drugfish군의 화려한 손놀림이 만들어낸 멍게. 써는 방법을 새로 배웠지만, 언제 써먹을지는 모르겠다. 저 쪽의 소라는, 좀 썼다. 내장 좀 어떻게 해줘!!!

마지막은 새우 소금구이. 소금을 두껍게 깔고 신나게 구웠지만, 마지막에 나와선지, 인기는 생각보다 없었다. 내 평생에 새우를 거부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 뒤에는 골드키위와 커피를 마시면서 입가심을 했고, 오랫만에 달무티를 즐겼다. ㅋㅋ
요즘은 정말 밖에 나가는 것이 너무 귀찮고, 왜이리 집에서 노는 것이 좋은지 모르겠다. 지난 토요일에도, 그 전 토요일에도. 점점 움직이는 것은 귀찮고, 집에 최적화된 인간이 되어가는군.

밥솥에 밥이 한가득 남아서 대충 볶음밥을 해먹어야 할 듯. 미소를 바른 구운주먹밥!!! 크흑~
주말에는 소래포구 가서 조개구이 먹고 간장게장용 게를 사올 생각. 그 이후엔 또 간장게장 홈파티닷! 아자!

2009년 6월 7일 일요일

F1 만찬 : 닭꼬치와 방울토마토와 함께 터키 GP

아, 이런! 사실 오늘 오후 5시가 될 때까지 오늘이 터키 GP인 것을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었다. -_-; 느즈막히 일어나서 카레 우동 해먹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 뒹굴거리다가 공부나 해볼까 했는데, 오늘이 터키 GP! 이 GP는 내가 좋아하는 페라리 팀이 늘 잘했던 곳이라지! 그래서 부랴부랴 F1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방울 토마토와 닭꼬치, 그리고 츄하이 한 캔과 칼린스가 오늘의 F1을 위한 준비물!

닭꼬치는 양념에 미리 재워둔 닭다리 살에, 파가 없어서 양파를 끼웠다. 음화화핫!

먹거리 준비가 끝나고 두근두근해 하면서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마침 Pole도 Vettel이 잡았겠다, GP는 페라리가 강한 곳이겠다, 나의 마음은 콩닥콩닥. (요즘은 정말 Button이 우승만 안하면 다 즐거울 것 같은 기분이거든. 물론, 페라리가 우승하면 더 좋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드라이버는 알론소. 요즘 막장 크리를 탔는지, 좀 보기 우울하다.)

오늘의 깨달음.

이번 시즌의 젠슨 바튼은 넘사벽. -_-;
그냥 포기하자. 포기하면 편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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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주변에 F1을 함께 즐길 사람이 없다는 건 좀 우울한 일이다. 닭꼬치를 잔뜩 구워서 함께 소리지르면서 보고 싶은데. 훌쩍. 싱가폴 GP에 가고 싶은데, 공교롭게도 날짜가... 으흑. 슬픈 일 투성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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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F1은 정말이지. 그냥 울고 싶을 뿐. -_-;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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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은 영국인가? 6월 21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기대감 ZERO. T^T

2009년 6월 3일 수요일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금요일.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 대한문에 갔다가 영결식과 운구행렬까지 지켜보았다. 중간에 쓰러져버려 서울역까지 갔다가 그대로 돌아오고 말았지만. 참 아름다운 사람들을 그곳에서 많이도 만났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신세계 앞을 지나가다가 동아리 선배를 만났지. 8살 난 딸아이와 함께 '謹弔' 리본을 달고 있는 선배를 보니 정말 반가웠어. 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터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지.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아직은 희망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아이와 함께 손잡고, 추모의 의미에서든, 역사의 현장을 찾는 의미에서든 그렇게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은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나아지고 있는 거라고. 그렇기에 더더욱 현재 가진 자유를 지켜내야만 한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오래전 교보문고에 종종 들리던 국민학교 시절. 그 날도 어김없이 학교를 마치고 교보문고에 가려고 했는데, 그 날따라 엄마가 학교 앞에 와있었다지. 학교 앞에 와있는 엄마에게 함께 교보문고에 가자고 졸랐지만,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왜 그러는지도 모른 채, 책을 사지 못해서 입을 삐쭉삐쭉 내밀며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 그 때가 87년 6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 날과 그 이후 한동안 책을 사러가는 것을 금지시켰던 엄마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지.

그랬던 나날들을 생각했을 때, 지금 내가, 우리가 가진 자유는 아주 소중하고 값진 것이기에. 더이상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이와 함께 영결식을 찾고, 분향소를 찾는 이들이 있는 한,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들이 들이 조금은 행복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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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허들을 하나 넘었고.
물론, 뒤이에 오는 허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지만. ^^
그래도 조금은 기운이 났고.
조금 덜 머리가 아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