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7일 화요일

일본, 西麻布, 라면가게 五行

라면 투어를 위해 한달 전쯤 일본을 다녀왔었더랬죠. 라면이나 신나게 먹고, 케잌이나 섭렵하고 오자! 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정말 오랫만에 東京으로 GO! 덥고, 다소 지치고, 몸이 말을 안듣는, 덜덜덜~ 여행이었지만, 게다가 계획한 라면 가게 중에서 두 군데밖에 못갔다와서 아쉽고도 아쉬운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

여행 두 번째날 아침, 대충 식사를 떼우고, 本麻布에 있는 고모님댁에 살짝 들렸다가 붕붕붕~ 五行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록뽄기산쵸메역에서 내렸는데, 무지무지 멀더라고요. -_-; 한참을 걷고, 헤매다가 록뽄기 힐즈를 지나서 니시아자부로 갔더니, 五行이 뾰로롱~ 나타났습니다. 하도 삽질을 하다보니, 점심시간이 이미 지나서 별로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3팀 정도밖에 대기하고 있지 않았단 말씀!)

가게 앞 모습은 무슨 레스토랑같은 느낌입니다. 동네 자체가 부자동네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어서 더욱 그런 듯. 조용하고, 한가롭습니다.

메뉴판. 미소, 쇼유, 시오, 쯔케멘의 기본적인 메뉴가 있습니다~

식후 디저트 안내 메뉴판은 저렇게 붙어있더군요. 정말 일본 스타일이다, 싶었습니다. 조근조근 글자체랄까요? 뜬금없는 여자 캐릭터나 컬러 사용도 여지없이 일본 스타일. 그래서 좀 재미있었어요.

아이스 홍차도 줍니다~ 아예 찬물에서 우려낸 것인지, 맑고 텁텁함이 없는 개운한 맛이 앞으로 먹게 될 느끼한 라면과 아주 찰떡 궁합입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쇼유라면. 쇼유 라면에 호방스럽게도 춘장을 풀어서 만들어 조금 짭니다. 사실 대다수의 일본 라면이 짜긴 합니다만, 얘는 춘장의 풍미가 더해져서 더욱 짠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도 깜짝 놀랐어요! 자장면에 익숙해있는 한국인에게 미묘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 느낌이랄까요? 반숙 달걀도 하나 추가하니 인생이 행복~

동행인이 주문한 미소라면에도 역시 춘장이 풀린 국물이 덩실덩실~ 그런데, 역시 미소도 덩어리다보니, 쇼우보단 국물이 다소 지저분한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래도 이쪽도 꽤 잘 어울리더라고요. 미소와 춘장이 어울릴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발상 자체가 다르다랄까요? 코페르니쿠스적이라고 할까요? 하여간, 꽤 놀랐습니다.

카운터석에 앉았는데, 벽면에는 술과 기타등등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대낮인데도, 실내 조명을 백열등쪽으로 잘 배열해서 레스토랑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 꽤 인상적이었고, 부분부분 적절한 빛으로 세련된 느낌을 풍기는 것이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전체적으로도 조도가 다소 낮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서 더욱 분위기가 넘친다랄까요? 일반적인 라면과는 차별화된 라면을 파는 방법은 분위기도 변해야하는 것일까요? 다소 느끼한 맛을 중화시켜주는 아이스 홍차도, 분위기도.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는 라면과는 차별화되었다는 면이 제일 괜찮았었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 걸었더니, 그 부분은... 차라리 록뽄기역에서 내렸으면 좀 덜 걸었을텐데. 몇 백엔 아끼겠다고 하다가 된통 당한 느낌이었습니다만, 그래도 라면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져서 홍야홍야~ 시부야까지 룰룰루~ 걸을 힘이 나더군요.

하여간, 새로운 라면을 먹는 일은 즐거워요. 특히나 기존에 생각치도 못한 라면을 먹는 일은. 나중에 한 번 사골 국물에 춘장 슥슥~ 풀어서 라면을 만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 같아요. (하지만 과연 언제? 시간은?;;;) 五行에서 라면 먹고 다양한 음식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정말 즐거웠습니다. 냐핫~ 일본 가시는 분들, 꼭 들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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