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조심해.


늘 담대히 살아가고 싶었지만.
요즘은 너무 많이 힘들어서.
그래서 쉽사리 마음이 다치거나, 좌절하고 있어서.
이제는 조심해야할 때.

조그만 마음으로 살아야 할 때.

2007년 11월 13일 화요일

베트남 커피가 마시고 싶다...


바르셀로나-니스-파리로의 강행군(...) 휴가 후 아무렇지도 않게 회사로 돌아오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나간다는 사람과 정치적인 이유로 말리는 사람. 그 관계와 엄청나게 많은 일에 좀 머리가 아프니까. 정말은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쩝.

이럴 땐, 집에 앉아서, 혹은 따끈따끈한 베트남의 카페에 앉아서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좋은데 말야. 잔 아래에 연유를 채워넣고, 전용 드리퍼로 커피 우려내고... 잘 저어서 얼음위에 끼얹어 마시면! 캬아~

베트남에서 마셔보고 반해버려서 커피도 사고, 베트남 커피용 드리퍼도 샀다. 그리고 달달한 맛을 위해 연유도 샀다. 근데 귀찮아서 잘 안해먹는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집에선 잠만 잔다는 사실이다.;) 마신 곳은 하롱베이의 어떤 카페였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가 아니라, 영어로 쓰여 있어서 독특한 베트남의 글자를 내가 읽지 못한다는거다. 흥. 제법 한적하게 있어서(사실 한적할 수 밖에 없었던게, 베트남에 8월에 갔었고, 그 때는 무지 더운 시기라 나름 비수기란다. -_-;) 뜨거운 햇살을 살짝 피해 해안 구경하기에 좋아서 그냥 무작정 들어갔었다. 가이드는 가능한 자신이 안내한 곳이 아니면 가지 않기를 바랬다만, 그렇다고 그런 말을 들을 나는 아니지. 꽤 이쁜 여자들이 아주 관능적인 아오자이를 입고 서빙하는 곳이었고, 제법 세련된 가게 분위기에 취해서...

베트남에 있을 때는 '내가 왜 한국의 더위를 피해 더 덥고 습한 곳으로 왔을꼬!'하고 탄식을 했는데, 이제 여기가 쌀쌀해지다보니 베트남도 쫌 그립다. 여름엔 가고 싶지 않지만 말야.

아무리 생각해도 열기가 넘치는 곳. 낯설고 낯설었지만, 지금처럼 회사일로 머리가 복잡할 땐 낯설음도 좋지. 기분도 좋아지고, 홍야홍야~ 행복할 수도 있고 말야. 그래도 어제 돌아왔으니까. 지금은 조용이 입다물고 조용히 일해야지. 흐으.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호타루의 빛(ホタルノヒカリ)』

요사이 시간이 별로 없어서, (진심으로. 잠이 매일 부족해서 쓰러질 것만 같은 상황. 회사 후배 말로는, 영혼의 2/3를 침대에 두고 온 사람같단다. -_-;;;) 드라마고 뭐고 전혀 신경을 안썼더랬지. 『위기의 주부들』 Season 3도 1화 보고 내팽겨쳤고, KAT-TUN 아가들이 나오는 드라마도 '보고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거야. 흥. 대략 이런 상황에서 하도 사람들이 『호타루의 빛』 이야기를 하길래 궁금해서 봤다.

오홋! 이거, 완전 대박이 아닌가?! 저리 이쁜 아야세 하루카가 망가지다닛! 하지만 츄리닝 차림에 상투 머리로 망가진 상태로 사랑을 사랑하는 모습도, 다카노 부장과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그저 귀엽기만 하더라. 조금은 아련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말이지.

왜, 어렸을 때 한 번 정도는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사랑에 빠진 자신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것이 아니다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는데, 그저 사랑에 빠진 그 상태가 좋은 상태. 막상 사랑이 이루어지면 실망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속에서 힘들어하는. 그런 모습의 호타루를 보면서 아련한 기분이 들더라.

반면 다카노 부장을 보면서는 전하지 못하는 마음의 안타까움이랄까? 그럴때가 있지 않은가? 미묘하게 감정의 교감 시기가 어긋나서 전하지 못하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애달픔이랄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상대의 행복을 빌어줘야하는. 뭐, 대략 그런 감정때문에 마음이 짜잔하더라.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다른 여자가 생기면 여기서 나가줘야겠어'라고 말하는 센스에 탄복하기도 했지.

사실 처음부터 결말이 예견되긴 하지만, 그래도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잠을 줄여가며 봤다. 헥헥. 그래서 덕분에 상근 인생이 더 힘들어지긴 했다만. 재미있었다. 으하핫! 나오는 캐릭터들 모두가 귀여워!

꼬리.
게다가 이 드라마가 즐거웠던 또 하나의 이유. 신지님이 나오신다! 게다가 무려 재미있는 드라마에! (사실 최근에 신지군 나오는 드라마는 사실 쫌 재미가 없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억지로 보다가 포기하곤 했는데, 이 드라마는 다음이 기대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흐엉엉!)

꼬리2.
카토 카즈키군은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으음. 뭐랄까? 잘 생긴 것도,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뭐랄까? 카즈키군은 너무 사이버틱하게 나오잖아? 보통은.) 근데 적당한 모범생 분위기에 멍~ 해 보이는 것이 꽤 맘에 들었지. 그리고 미묘하게 빈틈이 없는,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도 약점을 알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캐릭터가 왠지 안스럽기도 해서. 두근!

꼬리3.
지금와서 마음에 폭풍을 가져오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솔직히 그냥 편안히 곁에 있어서, 가끔은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편안한 사람이 좋다. 이제 폭풍우 치는 그런 마음을 감당할 자신도 없지. ...점점 건어물녀 같아지는구나.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도 안감도 남자친구를 맞이하고, 잠옷은 무릎이 툭! 튀어나와져 있고.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