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0일 일요일

어느날의 월남쌈.

요즘처럼 오래 앉아있고, 운동은 안하는 시기. 먹는 것 하나 하나에 죄책감을 갖고 살게되는 시기엔, 배가 부르면서 '난 야채를 먹었단 말야!'라는 이유로 죄책감을 살짝 덜어낼 수 있는 메뉴는 월남쌈이다. 재료를 준비하는게 다소 귀찮아서 그렇지... 만드는 방법은 너무 간단하다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지. 재료 사기가 귀찮다면, 냉장고를 잘 뒤져서 한 접시 가득 채우기만 하면 되기도 하고 말이지.

어느날 만든 월남쌈.

집에서 만들 때, 주로 쓰는 재료는 적채, 무순, 당근, 파프리카, 피망, 양파, 버섯(요건 꼭 물에 데쳐내도록 하자! 물에 데쳐내지 않은 경우, 버섯 특유의 흙냄새가 난다.), 깻잎, 새우, 방울토마토, 오이 등등이다. 여기에 유기농 야채나 사과. 파인애플 등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도 좋으나, 그럴 경우 인원이 좀 많아야 할 것이고, 접시도 커야한다.

소스는 시중에 파는 월남쌈 소스를 간략하게 사용해도 좋다. 요건 만들기 귀찮아서 난 아예 그냥 사서 쓰는 편이고, 땅콩 소스는... 역시 만들기 귀찮은 관계로 땅콩 버터에 물을 큰스푼으로 1스푼 넣고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주고 잘 섞는다. 그럼 정말 달달한 땅콩소스맛이 나서 좋다.

그 이후엔 뜨거운 물에 Rice Paper 넣고 잘 풀어준 뒤, 원하는 재료 넣고 돌돌 말아 먹으면 끝.

야채가 워낙 많아서 배가 안부를 것 같지만, 몇 개 먹다보면 진짜 배가 땡땡~해진다. 간단하면서도 온 가족, 혹은 온 친구들 둘러앉아 배부르게 먹고 즐길 수 있다. 이래서 내가 이 메뉴를 좋아한다니까!

월남쌈의 최대 단점은 은근 재료가 많이 남는 것인데, 그 이후엔, 간단하게 비빔밥을 해 먹으면 재료를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비빔밥을 싫어하면, 그냥 샐러드를 만들어먹어도 좋다.

...굉장히 얼렁뚱땅이지만, 내 인생은 늘 그렇다. 귀찮음 따위는 질색이라니까!

2008년 1월 16일 수요일

마카오! 훌쩍!




좀 슬픈 이야기다. 작년에 회사에서 워크샵을 홍콩으로 갔었더랬지. 근데, 항공권 값만 지불해줘서, 호텔부터 기타 등등의 식비 등의 부대 이용은 자비였다는 사실. 덕분에 엄청 가난해져서, 마이너스 통장이 꽉꽉 차버렸고, 그것도 모자라서 완전 빈털털이 인생이 되고말았어.

홍콩에 갔는데, 사실 쇼핑도 그다지 흥미 없었고, (세일 기간이 아니었거든. 꽤 비쌌다는거야, 사고싶은 것은.;) 지루하기도 해서, 몇몇 사람들과 함께 마카오에 가서 카지노에서 크게 한탕! 로또에 버금가는 잭팟을 터트리자, 했었어. 마카오는 처음이었고, 카지노도 처음이어서 완전 두근거렸지.

근데 처음부터 마구마구 꼬이기 시작하는거야. 일단, 홍콩에서 마카오로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서 1시간 30분을 그냥 기다려야하는거야. -_-; 돌아오는 시간을 생각하면 꽤 큰 타격인데, 싶었지만, 그래도 소기의 목적-카지노에서 잭팟-은 달성할 수 있겠지, 했다. 하지만 마카오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6시. -_-; 적어도 10시까진 페리 타는 곳으로 돌아와야 하니까, 음음. 여유 시간은 4시간인가?

하지만 첫 번째 문제는 세나두 광장에 찾아가는거였어. 거기까지 가는 버스가 완전 꼬불꼬불. -_-; 꽤 멀고 힘들더라고. 모든 정거장에 다 서고. 도착하니까 벌써 6시 50분이 훌쩍 넘어버린거야. 물론, 세나두 광장은 참 좋았어. 그 앞에 있는 윙치키도 좋았고. 홍콩에선 먹어봤는데, 본점이 마카오라니까. 저녁 시간이라 좀 기다리긴 했지만, 맛있었어. 난 원래 완탕면을 좋아해서. 그리고 그 옆의 우유 푸딩집에도 들어갔어. 동행인들 중에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꽤 좋아한다고.

슬슬 나와서 시간을 보니까 벌써 8시인거야. -_-;;; 자꾸만 마음이 급해졌지. 카지노에서 잭팟을 터트려야 하는데... 여기서 터미널 근처까지 가는데만해도 시간이 꽤 걸리잖아. 하지만 동행인님들은 이런 내 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슨 성당인지 뭔지를 보러가자고 하시는거지. 뭐, 회사의 과장님도 잭팟이 목적이었지만, 나머지 2명의 관광객 모드의 동행인들의 포스에 못이겨 결국 3:1. 그래서 다시 길을 떠났지. 거리는 꽤 예뻤어. 낮에 보면 더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었는걸. 으쓱! 일단 간판이 꽤 이쁘더라고. 포르투칼 식민지였던만큼, 건축이나 색감이 예쁘더라고. 베트남이나 이쪽이 은근 색감을 잘 쓰는구나, 감동 좀 했어.

결국 헥헥거리고 불에 타고 남은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갔어. 이미 시간은 꽤 흘러서, 가는 길에 삽질 좀 했거든. -_-; 이미 카지노는 안녕인 상태. 갔더니 꽤 허무하더라고. 그래서 음악도 없어 혼자 춤을 췄어. 회사 후배가 동영상으로 촬영도 해줬어.

이게 그 사진. 일행이 아닌척, 하면서 회사 사람이 찍어줬어. -_-; 거의 정신을 놓고 춤을 줬지. 그 근처에 한국인이 있었다면 미안해. 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무도 신경 안쓰더라고. 웃지도 않고. 신기하게 쳐다보지도 않았어. (추가. 지금 사진을 잘 보니까, 사진 사이즈도 엄청나게 크지만, 뒷 사람이 쳐다보고 있네.;;;)

자, 일정을 대충 마시고 터미널로 돌아왔는데, 택시 잡으려고 꽤 애를 썼는데, 택시가 없어서 버스 탔더니, 좀 힘들긴 했어. 사람도 무지 많았고. 시간이 조금 남아버린거야. 그래서 근처의 피셔맨와프에 갔어. 가이드북에는 하루 종일 한다고 했는데, 안하더라고. 그냥 어둡고. 가게들도 문이 닿겨서. 음음. 그래서 또 춤을 췄어. 정신을 놓아버리기 위해서. 그러고나니 조금 후련하더라.

시간이 되니까. 역시 페리에 올라서 홍콩으로 돌아가 잤습니다. 그걸로 끝. 허무한 마카오지. 그렇게 바래 마지않던 카지노는 불빛만 바라봤다고. 카지노, 카지노. Sands랑 베네치안이 너무 가고싶었는데. 다음번에 기회가 있겠지. 제대로 카메라도 들고 갈 수 있는 그런 기회. 제발 이번엔 정신 놓고 춤이나 추지 않길 바래. 거기서 그렇게 춤을 춘 주제에 란콰이퐁은 또 안간게 이상해.

마카오 가고싶다. 그런데, 언제? 시간이 언제 날까? 피식. 에잇! 일이나 하자고. 일하다가 중간에. 그냥 기운 빠져서.

2008년 1월 15일 화요일

마음이 고마워서...

요즘 생활이 말이 아니다. 작년 9월 이후, 주말에 제대로 쉰 기억이 없다. 12시 이전에 퇴근한 기억도 없지. 심지어 크리스마스와 새해에도 겨우 짬을 내서 쉬었지. 그 전날까지 야근과 철야, 주말출근을 밥 먹듯 해서 정답게 시간을 내지는 못했지만. 그런 나날의 끝에, 이제 프로젝트 하나가 겨우 끝나나 했더니, 그래서 좀 쉴 수 있나 했더니 다른 제안서 작업에 긴급 투입되었다. 또 작성해야하는 제안서가 5개 정도 있다. 메인 프로젝트 진행 중에는 이거 끝나면 3일 휴가는 준다, 했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을 던지는데... 돌아버리겠더라. 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도대체. 이게 사람 사는 꼴이 아닌거다.

회사 부장님 중에 그래도 말이 잘 통하는 분이 계신다. 가끔 찡얼거리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밥도 먹는 분인데. 진행하던 메인 프로젝트를 같이 했었더랬지. 담배 안피우는 부장님이랑 같이 흡연 장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데. 어제 갑자기 요상한 우편물을 받으시길래, 뭐예요? 했다. 그냥 너희들 좋은거야, 하시길래 별로 귀담아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퇴근할 무렵. 감동의 선물 하나.

CGV 영화관람권이다. 아! 그거였구나. 이 양반. 3일 못쉰다고 의기소침해 있던 우리들의 기분을 알아챘구나! 그냥 막 고맙더라. 자신도 힘들텐데. 남몰래 챙겨주고. 왠지 기운이 나서 으쌰으쌰, 해봤다.

회사는 너무 힘들고 지쳐서. 솔직히 돈 독이 올랐나, 싶기도 하지만. 저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주 조금은 더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래는 아니겠지만. 어차피 사람의 연이라는 게, 여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부장님에게 데이트라도 청해야겠다. 여자들끼리 하는 데이트라 다소 닭살스럽긴 하지만, "부장님, 저에게 영화 관람권이 생겼는데, 데이트 안하실라우?" 요렇게 청하고 기분이나 풀고 와야겠다. 맛있는 밥도 얻어먹고 말이지. 우히힛!

2008년 1월 4일 금요일

건대앞, 美味堂

육식을 금하고 살아가려 하지만. 쩝. 스트레스와 단백질에는 상관관계가 있는걸까? 식물성 단백질이 아닌, 동물성 단백질과 말야. 스트레스 가득한 어느날. 돈코츠 라면을 외치다가 결국 찾아가고 말았지. 맛있는 집, 우마이도(美味堂).

여기는 꽤 유명한 집이래. 사실 그도 그럴것이 돈코츠 라면집 자체가 서울에 얼마 없잖아. 홍대의 히카타분코밖에 없었던 것 같애. 지금까지는. 돈코츠 라면의 팬들은 엄청 많은데,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히카타분코는 너무 밋밋했거든. 그래서 실망도 많이 했었고. 근데, 여긴 괜찮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도 내가 좋아하는 잇푸도(一風堂)이랑 비슷하다고 하고. 잇푸도를 많이 참고한 것 같단 이야기에 망설이지 않고, GO!

메뉴는 라면이랑 교자. 딱 이렇게 밖에 없더라. 챠슈나 반숙 달걀을 추가할 수도 없어. 그냥 보통 라면을 먹는 수 밖에.

근데, 여기 챠슈가 엄청 맛있어! 돈코츠 스프가 미친듯이 맛있는 건 아니었는데. 그럭저럭 괜찮아. 아주 약간 비린 맛이 나긴 했는데, 1년 가까이 고기를 안먹고 산 사람이 보기에 저 정도 비린내는 양반인거지. 자꾸 국물을 먹다보니 맛있었는걸?! 게다가 베니쇼가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테이블마나 놓여 있거든. 요건 정말 장점. 챠슈와 베니쇼가는 원래 찰떡궁합이라니까!

이 곳의 아쉬운 점은 챠슈 추가가 안되는 것. 그건 진짜 단점이야. 3장에 1,500원 정도 한다면 3,000원어치는 더 추가할 용의가 있다고! 기본 라면이 5,000원이고, 여기에 챠슈 3장이 나오니까. 라면 반 개 값에 해당하는 챠슈를 더 추가하고 싶을 정도. 정말 완전 굿!

하지만, 교자는 그럭저럭. 그냥 주문해보는 건 좋지만, 교자만 먹으러는 안갔으면 좋겠어. 라면에 곁들여 먹는 용도로 사용하라는 말씀.

오랫만에 식당 나들이는 즐거웠어. 뿌듯뿌듯~

근데, 여기 좀 찾기가 힘들어. 건대 병원 맞은편에 SHOW 매장이 있는데, 그 옆 조금 안으로 파인 쪽에 있어.
밖에서 보면 면 뽑는 기계도 돌아가. 그런 곳이지.

나름 예뻐. 노렌도 잘 걸려있고.

이상 끝. 오랫만에 블로깅도 하고. 다소 한가해졌어. 일도 순조로운 듯 하고. 그래서 마음이 좀 가벼워졌지. 에헴. 어떻든, 오늘은 마음도 가벼운 금요일. 후후훗~ 홍대에 맛집은 어디 있더라? 오늘은 홍대에 가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