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4일 목요일

가토 쇼콜라 : Be My Valentine

발렌타인데이다. -_-; 이런 날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올해는 케익을 굽기로 했다. 사실 쵸콜릿을 만들기도 귀찮아졌고, 나름대로 최근 마이 붐이 홈 베이킹이다보디. 근데, 어제 얼마전 퇴사한 회사 동료의 환송회가 겹쳤지 뭔가?! 두둥! 9시 30분이라는 꽤 이른 퇴근에도 불구, 술자리에서 도망친 시간은 2시 30분. 아아~ 발렌타인데이를 넘겨서 선물을 줘야하나, 싶었는데. 그래도 역시 날을 지켜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집에 돌아가자 마자 버터를 전자렌지에 25초 돌렸다. ...으으으. 내 잠은 날아가 버리는건가?;

요게 일단 완성품. 아버지를 비롯, 가족들에게 줄 것까지 총 두 개의 케익을 만들었더니 팔이 제정신이 아니었고, 너무 졸린 상태라 그냥 대충 찍었더니, 뭐가 뭔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물체 X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엄연한 가토 쇼콜라.

레시피는 어디선가 얼레얼레 구한 것.

재료
- 다크 초콜릿 125g (탄자니아의 무슨 초콜릿인데, 75%를 썼다.)
- 버터 125g
- 달걀 3개
- 설탕 100g
- 박력분 70g (원래 레시피에는 50g 넣으라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70g을 넣었다. 체로 친 밀가루가 이미 70g이라 덜기 귀찮아서.;)

방법
1. 초콜릿 녹이고, 손꾸락으로 살짝 눌렀을 때 폭~ 들어가는 정도로 녹은 버터 넣고 페이스트 상태로 젓다가
2. 온도 그리 높지 않을 때, 달걀 노른자 넣고 역시 잘 섞는다
3. 달걀 흰자에 설탕 나눠가면서 거품기로 젓고 머랭 만들고 (늘 머랭이 되기전에 그냥 쓰긴 한다만.;)
4. 페이스트에 나눠서 넣고 역시 신나게 섞는다. (슬슬 팔이 아파온다.)
5. 여기에 박력분 넣고 또 잘 젓는다. (엄청 팔이 아프다.)
6. 170℃로 예열한 오븐에서 30분 정도 굽는다.
7. 젓가락으로 살짝 찔러보고,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으면 꺼내서 식히고
8. 수거 파우더 솔솔 뿌린다.

사진을 찍을 때는, 케익을 두개 만들어서 팔은 덜덜 떨리고, 시간은 오전 6시 20분을 향해 달리고 있어 정신이 몽롱한 상태라, 만사 귀찮았다. 게다가 포장도 해야했거든. -_-;

그래도 사진이 너무 안예뻐 옆에서 좀 찍어볼까 했다. 결과는...
참담하다. 아니 찍으니만 못한 결과. 역시 정체불명의 X?

뭐, 어쩌겠어? 사진이고 뭐고 얼른 포장하고 쉬다가 회사 가서 자야지 싶어 포장을 했다. 루인군이 일본에서 구입해준 TEKU TEKU ANGEL도 함께 포장했다.
본의는 아니었는데, 포장 재료를 꺼내다보니 전부 뻘건색이다. 그래서 굴러다니는 초록색 리본으로 묶었더니... 회사 출근길에 손가락이 엄청 아프더라. 리본이 힘이 없어서가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쨰는 괜한 장식 차원에서 리본을 꼬불꼬불 돌렸더니... 으아아아! 풀릴까봐 조심스러워지더라고. 게다가 케익 고정핀이 없어서 저녀석 움직일까봐 엄청 신경도 쓰이고. T^T

아아. 졸려죽겠다. 그래도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는데, 기뻐해줬으면 싶다. 사진이 정체불명의 X처럼 나와서 좀 그렇지만, 나름대로 속은 폭신폭신하고, 별로 안달고, 초콜릿향이 풍부하다. (아, 케익에 GODIVA 리큐르도 넣었다!) ...이렇게 쓰니까 왠지 좀 뻐기는 기분이 들어 그렇다만. 그래도 맛있는 건 사실! 에헴! (리얼리?;)

아이고. 역시 어제의 멤버들은 다 지각이로군. 아아. 어여 케익 넘기고 집에가서 자고 싶다. 훌쩍. 근데, 집에 가서 할 일이 많으니 일단 회사에서 좀 자고...

꼬리. 늘 느끼는 거지만, 이런 날 챙기는 건 귀찮아도. 사실 이런 날이라도 없으면 나같은 인간은 평생 못되게 굴 것 같아서. 그러니까 이런 날이 있어서 다행인 느낌도 조금 든다. 당분간 초콜릿 냄새는 맡기 싫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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