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5일 월요일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성숙한 사랑의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상대를 진정으로 알 때에만 사랑이 자라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왜곡된 사랑의 현실 [우리가 알기 전에 태어나는 사랑] 에서는 아는 것이 늘어날 경우, 그것은 유인이 아니라 장애가 될 수도 있다. - 유토피아가 현실과 위험한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 87)



꽤, 오랫동안 미루고 미루다가 읽어내려간 그의 책에서.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나이가 된 지금. 그리고, 첫인상이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아니게 된 지금. 저 문장만이 가슴에 와닿더라. 의미없는 집착이나, 고통같은 단어는 이미 나와는 멀리 떨어진 단어가 되어버렸고. 더이상 첫눈에 누군가에게 반하지 않으며, 상대에 대해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낯선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원하는 모습과 다른 행동을 보일 때 실망하게 되어버리곤하지.

재미있게 읽었지만, 두 번 읽을 생각은 없고. 재기로 가득차 있다고 해도,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만약, 좀 더 어린 나이에 읽었다면, 좀 달랐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와버렸고, 나는 좀 메말라졌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거나, 이별이 죽을만큼 아플 나이는 지났다. 단지 그 뿐이다. 그래서 조금 슬프긴 하지만.

오늘의 BGM은 박선주의 '마음을 베이다' : "역시 그게 너야. 여전히 날 모르는 그 한마디. 그래서 그게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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